인터뷰-풍선으로 만드는 꿈의 세상, 풍선 아티스트 고홍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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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으로 만드는 꿈의 세상, 풍선 아티스트 고홍석 작가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래 가사처럼 풍선은 동심과 추억을 생각나게 하지요.
이번 호에서는 풍선으로 꿈을 만들어내는 풍선아티스트 고홍석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질문 : 안녕하세요, 어떻게 풍선 아트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답변 : 저는 10대 때 포도막염으로 실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도 시각장애인이죠. 20대까지는 실명을 했다는 사실에 많이 힘이 들고 무기력해져 칩거 생활을 했습니다. 거의 10년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무엇이라도 배우면서 생기를 찾기 위해 문화센터를 알아보았고 27살에 우연한 계기로 문화센터 강좌 중에 있던 풍선 아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질문 : 그렇군요, 풍선 아트라는 것이 풍선의 색깔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라 시각장애인으로써 작업하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시나요?
답변 : 많은 분들이 ‘풍선’이라고 하면 시각적인 요소를 떠올리실겁니다. 그러나 저 역시 그랬지만 지금은 시각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작업을 하다 보니 눈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다채로운 상상을 하는 것에는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시각적 효과에 중점을 두다 보면 그것에 얽매여 더 나은 것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제가 작업을 할 때에는 상상하는 것을 제 마음대로 구현하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아내나 함께 작업하는 팀원들에게 요청하곤합니다.
질문 : 작가님의 전시 공간에 가 보면 하나의 풍선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풍선을 엮어 만드신 작품이 대부분인데요. 전시 기간 동안 어느 하나의 풍선에 바람이 빠져버리거나 터져버린다면 어떻게 하시나요?
답변 : 처음 제가 풍선 아트를 시작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도 그 부분입니다. 풍선의 특성 상 외부의 충격이나 상황으로 인해 바람이 빠지거나 터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 특성을 거스르려는 노력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점점 방어적으로 변하고 제가 상상하는 많은 것들을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작품을 감상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제가 작품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의 공유 폭도 좁아졌고요. 그래서 지금은 풍선이 가진 소재의 특성을 살려 터지면 터지는대로 바람이 빠지면 빠지는대로, 자연스럽게 전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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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이번 전시의 주제가 “예술은 생각하지마!”인데, 이와 같은 전시 주제를 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술이라고 하면 다가가기 어렵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것은 한정적인 것이 아니거든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이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이 작품을 만든 작가와 감상하는 사람이 함께 공감하고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경우에는 전시회를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곳이라고 무겁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다가 들러볼 수 있고 작품을 통해 작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전시 역시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이라고 여기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앞으로 활동 계획과 국내의 문화 예술 관계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답변 : 앞으로는 작가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적인 활동도 병행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올해의 전시는 갤러리 쿰에서 진행한 예술은 생각하지마!“가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국내의 문화 예술 관계자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제가 해외 전시도 몇 번 참여해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느꼈던 것은 해외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적다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기 쉬운 이유는 제품 개발 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을 했기 때문일텐데요. 이처럼 국내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전시회나 공연 등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