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서울여자대학교 인권프로젝트팀 ‘훈맹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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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음료 위에 적힌 점자 ‘음료’ 맛이 모두 다르지만 동일하게 표현된 점자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훈맹정음’이 해결하고자 나섰습니다.

질문 : 안녕하세요. ‘훈맹정음’ 팀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변 :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울여자대학교 바롬 인성교육 수업에서 만나 결성하게 된 ‘훈맹정음’ 팀입니다. 저희 팀은 13학번 식품공학전공 황지수, 14학번 경영학전공 주예빈, 15학번 경영학 전공 김도현, 15학번 저널리즘전공 이수현, 15학번 경제학전공 유경민, 이렇게 모두 5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질문 : 바롬 인성교육 수업이란 무엇인가요? 또 어떻게 점자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되셨나요?
답변 : 저희 학교만의 특별한 수업인데요. 세상을 바꾸는 프로젝트라는 큰 틀을 가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한 학기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어떤 주제를 다룰까 생각하던 중 몇 달 전 논란이 되었던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팀원들과의 회의에서 주제를 장애와 관련된 것으로 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주제를 정하고 거리를 거닐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번쩍거리는 간판들이었는데, 무심결에 우리가 이 간판들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시각장애인의 언어인 점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질문 : 캔음료 위의 점자가 모두 ‘음료’라는 것은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실제 음료를 가리고 점자로 식별할 수 있도록 한 자판기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답변 : 저희가 주제를 점자로 정했지만 사실 실질적으로 점자를 접해본 적도 없었고, 실제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본 적이 없어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저희는 점자일람표를 통해 점자의 모양을 익히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문구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코팅지에 샤프를 이용해 점자를 따라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코레일의 자판기 내에 점자가 표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연히 마시던 음료 캔 위의 점자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일한 점자는 ‘음료’라고 표기된 것이었고, 캔음료도 커피, 콜라, 사이다, 이온음료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음료’라는 포괄적인 말로 기입해 둔 것은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씩 확대하다보니 자판기를 이용하면 이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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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이번 캠페인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나요?
답변 : 점자에 대한 많은 내용을 찾아보던 중 11월 4일이 점자의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11월 4일에 점자가 부착된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SNS에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라고 생각하니 저희 학교에서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안서와 기획안을 만들었고, 이를 인근 대학교의 인권 동아리 등에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자판기의 음료를 다 가리고 실제 시각장애인이 음료를 고르듯이 비장애인 학우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고, 타 대학 동아리 및 개인 참여자들은 11월 4일을 기준으로 자판기 설치에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질문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 분을 만나 조언을 듣고 진행하고 싶었지만 여러 여건 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자판기 업체와 의견을 조율하는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자판기 업체 측은 음료의 이미지를 가리는 것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간을 여유롭게 줄 수 없다는 의견이었고, 저희는 조금 더 많은 학우들이 볼 수 있도록 최대한 긴 기간 동안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판기 업체 측에서 음료 칸에 모두 같은 이미지를 부착하는 것은 수익 상 어렵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자판기에 음료 이름 점자 표기는 부착해두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점자는 계속 부착해두고 있습니다.
질문 : 추후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 또 훈맹정음이 최종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 저희가 이렇게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긴 했으나 사실 실제로 시각장애인을 만나 의견을 공유하거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시각장애인대학생회 같은 곳과 접촉해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부분과 수정해야 할 부분 등 조언을 구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해 더욱 많은 대학과 공공시설 내 자판기로 확산시킬 예정입니다. 또 저희 팀이 현재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초등학교에서 장애인식개선 교실을 종종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의 최종 목표가 사회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인 만큼 이번 자판기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또 다른 활동을 하고 그것이 사회의 파급효과를 불러 정부의 정책이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